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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기업들, 헷지전략 따라 명암_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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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지
작성일
2023.07.18
조회수
112

2023.07.17 내일신문 


사업구조 다변화, 요금제 차별화로 영업익 증가 … 요금규제 벌브사는 파산


유사한 사업구조를 지닌 글로벌 전력·가스기업들이 헷지전략에 따라 재무성과가 극명하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후 국제에너지가격이 급등하고,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전력 경영연구원은 17일 '해외 주요 유틸리티의 사업 리스크 헷지 전략 및 사례분석' 보고서에서 독일 RWE, 프랑스 엔지(Engie), 영국 센트리카(Centrica)는 영업이익이 급증한 반면 독일 유니퍼(Uniper), 영국 벌브(Bulb)사는 대규모 적자로 국유화됐거나 파산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전력·가스기업의 리스크 헷지전략을 크게 △지정학적 요인 △요금규제 △시장변동성(물량·가격 예측가능성) 등 3가지로 구분했다.

독일의 RWE와 유니퍼는 유사한 사업구조에도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변동비용에 대한 헷지전략에 따라 사업성과가 극명하게 엇갈린 단적인 사례다. RWE는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를 완화하기 위해 가스공급 다변화를 전략적으로 추진, 미국 노르웨이 알제리 등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5배 이상 확대했다.

보고서는 "RWE가 유럽지역에서 실제 인도한 물리적 판매량의 50% 이상이 LNG 형태로 거래됐다"며 "결과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영향을 최소화하고 반사이익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RWE는 2022년 상반기 영업이익이 21억400만유로를 기록해 전년 동기 10억4200만달러 대비 105% 증가했다. 사업부문별 다변화도 성공해 신재생에너지 6억100만유로, 가스발전 5억9500만유로, 트레이딩 5억2600만유로 등 고르게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에 비해 독일의 최대 가스도입 기업인 유니퍼는 직간접 트레이딩 물량 중 파이프라인천연가스(PNG) 도입비중이 98%에 달하며, 이중 러시아산 의존도가 90%에 달했다. 결국 러시아에서 독일로 연결된 해저 파이프라인인 노드스트림1에서의 가스공급 감소와 러시아 제재에 따른 자산 상각으로 141억유로(약 18조원)의 손실을 봤다. 이처럼 대규모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12월 국유화(정부가 지분 99% 매입)됐다.

또 보고서는 영국의 센트리카-벌브사 사례를 통해 판매사업의 리스크 관리 중요성을 강조했다. 두 회사는 전력·가스 겸업과 판매중심 사업구조가 비슷하다. 하지만 고객군 차별화와 수직통합 사업구조 차이로 센트리카는 영업이익이 급증한 반면 벌브사는 파산했다.

센트리카는 에너지가격상한제(DTC)에 따른 가격(요금)규제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자유요금(대용량 산업·상업용) 고객의 판매량과 매출비중을 늘렸다. 이후 2021년 규제요금 고객의 판매량은 DTC 이행이전인 2018년 대비 6.2% 감소했지만 자유요금 고객판매량은 25.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규제요금 고객부문에선 1.4% 줄었지만 자유요금 고객부문에선 36.7% 늘었다.

발전에서 판매까지 상·하부문 수직통합과 전기·가스부문 수평통합으로 국제 에너지가격 상승에 따른 리스크도 완화했다. 그 결과 2021년 영업이익은 9억4800만유로로 전년대비 112% 증가했다.

반면 벌브사는 2019~2020년 시장점유율 확대로 매출이 지속적 증가했지만 99.4%의 소비자가 규제요금제 고객으로 구성돼 에너지가격 상승에 따른 요금규제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됐다. 이에 2020년 4월~2021년 3월 17억6300만파운드의 매출을 올리고도 6400만파운드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2021년 4월~2021년 10월에도 9억8800만파운드 매출에 3700만파운드 적자를 봤다. 결국 벌브사는 요금규제 리스크를 극복하기 못하고 2021년 11월 파산했다.

프랑스 엔지와 이탈리아 에넬은 시장변동성 리스크 헷지방식이 대비된다. 엔지는 연료 트레이딩과 가스 중류자산을 활용한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 B2B 고객 확대로 리스크 헷지에 성공한 경우다.

엔지사는 2022년 상반기 39억200만유로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부문별로는 발전 22억700만유로, 전력 네트워크 21억400만유로, 전력·가스판매 5억1600만유로 등 다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에넬은 극심한 가뭄의 영향으로 기저발전(수력발전)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하지만 발전·판매겸업 수직통합에 따른 사업구조 다변화와 재생에너지 간헐성 한계를 가스발전으로 보완해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2022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39억200만유로로, 전년동기 44억4700만유로보다는 감소했지만 흑자기조를 유지했다.

한전 경영연구원 관계자는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탄소중립 이행과정에서 에너지시장의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해외시장과 기업 사례를 벤치마킹해 사업구조 다변화, 시장제도 개선 등 전력산업 전반에 걸친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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